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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의 일상/사진으로 보는 일상

아버지와 함께하는 아버지 고향(남원) 투어

by 우림 2020. 10. 6.

아버지가 어릴 적에는 이곳에서 사는 게 그렇게도 힘겨웠다고 한다.
장작으로 불을 때던 시절이라 어린시절에 날마다 지게로 나무를 해서 날랐다고 한다.
그리고, 그 시절에는 지금처럼 나무가 많지도 않았다고 한다.
모든 집에서 다 나무를 베어가니 장작을 지게 한가득 담으려면 반나절 이상이 걸렸다고 한다.

 

지금은 관광지가 되어 이렇게 예쁜 펜션들이 들어서고 도로도 아름답게 가꿔져 있지만
1950~70년대 그 시절에는 그저 먹고 살기 힘든 산동네였을테니 아버지의 고단했을 하루가 그려진다.
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나무로 빽빽히 들어차 있지도 않는 산이었다고 하니
저 많은 언덕길을 오르내리며 누볐을 이곳이 어린 나이에 얼마나 버거웠을까

 

요즘 아버지의 뒷모습이 왜그리 쓸쓸해 보이는지...
한없이 강하고 단단하실 것 같던 분이었는데...
이제는 자주 눈물을 보이시며 세월을 온몸으로 느끼며 살아가는 아버지의 모습이
그렇게 안쓰러울수가 없다.

 

하지만, 옛 추억이 깃든 고향의 모습을 보시며
추억을 하나씩 하나씩 끄집어내는 아버지의 얼굴에 생기가 돈다.
유쾌했던 얘기를 하며 웃기도 하시고
부모님을 그리워하시며 숙연해 하시고
옛 동료들의 근황을 궁금해 하시기도 하고...

 

아버지의 동네가 이렇게나 아름다운 곳이구나
이 시절에 태어나서 이곳에 사셨다면 정말로 더 좋은 추억들로 채워졌을지도 모르지
하지만, 아버지는 아버지의 시절에도 좋은 추억들을 많이 간직하고 계신다.

 

그 때가 조금더 힘들고 고됬을지라도
지금은 펜션으로 들어차 있지만 그 시절엔 초가집으로 가득차 있었을지라도
아버지의 그 추억들은 지금의 아름다움보다 더 아름다웠으리라 감히 짐작해 본다.

그들의 그 시절이 있었기에
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었겠지

그들의 희생이 있었기에
지금의 우리가 이렇게 누릴 수 있겠지

정말 부모님께 더더더 잘해야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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